PMF letter: AUG24Y

PMF 2호, 3호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표파트너 콴입니다. 
무더위에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고 계신가요. 입추와 처서를 지나니, 그래도 좀 선선한 바람도 느껴집니다. 30도에도 시원해졌다고 말하는 한국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여름입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2호와 3호에서 투자한 ‘마지막삼십분’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그리고 투자자로서의 lesson learn과 다짐도 담았습니다. 


마지막삼십분은 발렛파킹 온디맨드를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설립 이후 좋은 투자들을 받았고, 현대차 제로원의 투자는 협업의 가능성과 기대감도 한껏 높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성장하는 시점에 SKT-T모빌리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T모빌리티에서는 우리 회사에 대한 투자와, 투자이후 인수가능성도 제시하면서 협업을 요청했고, 우리 회사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T모빌리티와 협업모델을 오랜동안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일정한 계약도 이루어졌고, 실제로 어느정도의 매출도 발생시키는 등 나름 긍정적인 모델을 가져갔습니다. 

문제는 투자에서 벌어졌습니다. T모빌리티에서는 향후 인수가능성을 제시한만큼 단독으로 투자할 것을 주장하였고, 현대차-제로원은 주어진 권리인 팔로우온 투자를 제시하였습니다. 우리 회사는 서로 투자하겠다는 양쪽에서 나름 행복한 고민을 갖게 되었습니다만, 기업의 전략적 투자라는 것은 일반 VC의 재무적투자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부분이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 코로나를 지나 유동성위기가 오면서 양쪽 모두 상대방과는 전혀 관계없이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그래도 T모빌리티와는 협업모델이 남아있었기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으나,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협업모델도 일방적으로 종료되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토사구팽’이 이런 것인가 싶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금은 말랐고 후속투자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대표 개인과 임원, 직원들이 희생하고 가수금을 넣었고, 대표는 주변에서 상당히 큰 금액을 대여금으로 빌리면서 위기를 버티고 버텨왔습니다. 

T모빌리티와의 협업이 종료되면서 기존의 발렛파킹 운영대행 모델에서, 솔루션 SaaS 방식으로 강제로 전환을 하게 되었고 이렇게 더 작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으로 회사는 진화하였습니다. 그와중에도 회사의 traffic (일 처리 차량대수)은 지속적으로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24년에 들어오면서 회사는 드디어 월 BEP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정산과 지급 후에 회사 통장에 백만원이 남았다는 얘기를 전하는 대표님의 얼굴은 참 남다른 소회를 담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대여금이 있고, 재무제표도 엉망이지만, 회사는 월간/분기/반기로 흑자를 기록하며 턴어라운드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SaaS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또 큰 폭으로 계속 성장하여서 전년대비 5배의 트래픽을 기록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랜 어려움을 극복한 우리 회사가 더 멋지고 아름다운 성장을 해나가기를 기원하며 이 소식을 기쁜 마음으로 조합원 여러분께 전합니다. 


투자자로서의 lesson learned가 있습니다. 향후 다른 포트폴리오가 비슷한 실수나 착오를 겪지 않도록 잘 전하려고 합니다. 

  1. 대기업과의 협업 / 투자 / 인수 의 허상에 대하여: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또 투자자로서 마음이 편안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른 기업의 선의(?)에 의존해서는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상호 이해관계 하에서 그럴싸하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인 반면 상대방에게는 그저 관심이거나, 선의의 문제일 뿐입니다. 저희 포트폴리오 기업들에게 협력대상은 물론 고객사로서도 대기업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꼭 언급해두려고 합니다. 
  2. 투자의 시점에, SI 투자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재무적인 투자를 받는 방향을 병행하도록 권고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술한 이유와 같이 협업대상의 요구가 명확하고, 투자자들은 반대로 대기업 협력모델이 완성되면 투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역시 1번에 연결된 문제이지만, 회사의 로드맵을 외부 의존적으로 설계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3. 작고 가볍고 확실한. 운영대행의 모델은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도 있고, 외형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의 위험성도 상존합니다. 여기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여전히 운영대행을 하는 기업을 투자검토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을때에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가는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운영대행은 상대적으로 Asset heavy model이기에 더 큰 운영비와 더 큰 유지보수노력이 들어갑니다. 
  4. single & solid KPI: 확실한 KPI를 가져간다는 것의 장점입니다. 우리 회사가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일 처리차량대수라는 KPI를 꾸준히 성장시켜왔고, 위기의 시기를 지나 기회에 도착했을때에 잠재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순유입되는 근거가 되어주었습니다. PMF는 포트폴리오사에 KPI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합니다. 단일 KPI를 기준으로 설계하고 모든 회사의 노력이 KPI에 귀결될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이벤트를 참고하여 포트폴리오사의 KPI와 이에 집중한 노력을 점검하는 계기를 삼겠습니다. 

PMF2호 3호 조합원 여러분, 오랜 시간 믿고 맡겨주신 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신경써서 포트폴리오사를 챙기고 신경쓸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PMF는 올해 5호 펀드와 6호 펀드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딜소싱된 10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IR과 투심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임팩트투자사인 소풍, 스타트업 주주명부 관리회사인 ZUZU 등과 협력하여 다수의 딜을 소싱하고 있습니다. 좋은 투자소식으로 곧 다시 뉴스레터를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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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스타트업처럼 일해야해 vs. manners maketh product

(2편) 스타트업처럼 일해야해 vs. manners maketh product

페친분들중에 참 대단한 분들이 많으셔서, 멋진 책을 쓰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마침 부산에 계시는 곽한영 님께서 쓰신 책을 사서 읽다가 (보통 저희들은 구독료를 낸다고 표현합니다만) 이 글에 어울리는 문구를 발견해서 원래 쓰던 글의 제목을 변경해서 들였습니다. Manners maketh man, manner의 의미, 그리고 Mannerism.  “사전적으로 보면 매너는 '일이 되어가는 방식'

By Juno Kwaan

(1편) 조직의 사일로를 극복하기

“조직에서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은 꽤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가드를 내리고 대화라는걸 할 자세가 된다.” 맞는 말입니다.  여기에 대한 누군가의 답변은 “사장이 제정신이 박혀서 사내정치하는 것들을 쳐내야…” 였습니다. 이것도 굳이 틀린말은 아닙니다.  이런 조직간의 견제가 극대화되는 현상을 우리는 사일로 이펙트 라고 부릅니다.  한때 이 사일로 이펙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By Juno Kwaan

PMF letter: AUG24Y-2

안녕하세요. PMF2호, 4호 조합원 여러분. 대표파트너 콴입니다.  PMF2호와 4호에서 출자한 NK세포연구기업 인게니움테라퓨틱스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인게니움의 넥스트 파이프라인인 고형암 치료를 위한 CAR-NK 세포 연구가 국책과제로 선정되어 1년에 20억원, 3년간 총 60억원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3년 연구의 성과를 평가하여 추가 2년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 100억원에 달하는 연구자금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본

By Juno Kwaan

[Letter] PMF update: JUL24Y

안녕하십니까, PMF 개인투자조합 조합원 여러분, 대표파트너 콴입니다. 앞선 letter에서 PMF 05호와 06호로 STS바이오(이하 STS)에 투자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만, 투자계약서의 검토과정에서 이번 투자가 무산되었다는 아쉽고 죄송한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PMF에서는 05호와 06호, 그리고 프로젝트 04호를 동원하여 총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습니다만, (STS)에서 투자계약서 검토를 포함하여 상당히 오래 시간을

By Juno Kwaan